시라카와고(일본), 야칭스(중국 속의 티벳), 라다크, 카슈카르,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 중남부,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라자스탄. 아는 여행지도 있었고 새롭게 알게 된 곳도 있었다. 나름대로 다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좋았다. 특히 앞 두 곳.
남경우는 고등학교 여자 지리교사다. 사진을 찍는다. 아주 가볍지도 아주 무겁지도 않다. 깊이가 있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든 독신여자들이 갖는 의욕과 연륜을 가지고 있다. 생각이나 비유가 재치있어서 읽다가 웃게도 된다. 문장도 괜찮다. 특별한 결점이 없다. 고등학교 지리교사가 이 정도 문장을 쓰는데 나는 그보다 못하다는 생각도 든다. 옛날에 생각했던, 여행 다니면서 작은 노트북 가지고 매일 저녁마다 글을 정리해볼까하는 생각이 또 들었다. 내가 읽는 모든 여행기를 쓴 사람, 그리고 티비 여행프로그램 출연자들이 다 어느 정도 영어를 하는 것이, 정상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당연히 어느 정도 열등감도 느껴졌고.
스스로 결벽증이 있고 소심하다고 하지만 겁이 없고 친화적이다. 사진을 찍는 것이 주된 목적이고 그래서 사진을 찍기 위해서 용감한 것같다. 음식에 있어서는 나보다는 조금 더 민감한 것같고 지저분함에 대해서는 나도 이 정도 반응을 보일 것같다. 아름다움이나 낭만뿐 아니라 이 적나라한 지저분함에 대한 얘기들이 인상적이었다. 그래, 실제 여행지는 이렇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인도에 갔을 때 어느 고급호텔 음식에서 머리카락을 발견한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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