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더와이프

선인장아니면무엇? 2020. 3. 9. 21:16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일까. 재능이 없는 내 입장에서는. 아니 글을 쓰고 싶다가 아니라 무엇을 글로 쓰고 싶다가 없는 나로서는. 그래도 노벨문학상은 너무 과하다. 내가 지금 노벨문학상 받은 여자의 소설을 읽고 있기 때문에. 받을 만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노벨상이 완전한 척도는 아니겠지만 그렇게 어설픈 상은 아니다.

 처음부터 짐작하고 봤다. 사실 그 정도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별로 깊이 있는 작가로 안 보였다. 애 같고 그 애를 챙겨줘야 하는 엄마 같았다. 제목이 더 와이프. 와이프밖에 못 됐던 여자? 와이프밖에 될 수 없었던 여자? 이 여자의 문제는 결국 이거다. 이 여자의 일생 자체가 그거다. 마지막 장면. 몰아세우는 남편의 말과 거짓말 잘 한다는 남편의 마지막 말. 결국은 여자만 피해자라고 할 수도 없다. 피해자로 머물고 있다면 그 자체가 그밖에 안 되는 여자라는 소릴 듣는다. 이 영화는 단순하지 않다. 여러 겹이다. 결국 여자가 최고의 사기꾼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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