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가 재미있는 책 없냐기에 읽고 있던 이 책을 건네주었다. 어렸을 때부터 물고기를 좋아했고 지금은 낚시를 좋아하는 조카가 이 책을 좋아하기를 내심 바라면서 말이다. 처음에는 관심을 좀 갖고 보던 조카가 그러나 이내 책을 나에게 되돌려주었다. 먹는 이야기가 너무 많다는 거였다. 그러면서, 낚시를 좋아하지도 않는 고모는 왜 이 책을 보느냐고 물었다,
사실 처음 이 책을 도서관 구입 희망도서에 넣고 또 책이 들어오고 난 뒤에 빌리고 한 것은 조카에게 보이고 싶어서다. 바다와 낚시에 대한 수준 높은 산문이므로. 그렇다고 조카에게 섯불리 특정 책 읽기를 강요하지 않으려 하는 나는 결국 먼저 책을 읽기 시작했다. 결국 다 읽었다. 낚시나 물고기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들은 별로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런 것들에 대한 한창훈의 자세를 보았다.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소설적인 모습을 보이는가를 보았다. 그러면서 역시 내가 소설을 못 쓰는 이유도 짐작이 되었다. 나는 사물과 세상에 대한 감각이 없고 겪거나 들은 이야기가 없다. 한창훈은 그런 것이 있다.
조카에게 낚시는 낚시고 먹기 위한 것은 아닌 모양이다. 한창훈은 책 속에서 몇번인가 자신은 생계형 낚시꾼이라고 말했다. 이것도 낚시와 바다에 대한 자세다. 한창훈은 소설가와 어부 중간에 걸쳐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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