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한다는 강박관념의 결과로 고른 여행지다. 이제 제발 이 강박관념, 허영심을 버리자. 모로코에서 했던 생각을 또 했다. 이런 돈 많은 사람들과 하는 여행은 나한테 맞지 않다. 이런 고급 레스토랑 안 가고 숙소도 좀 덜 좋더라도 돈 깎아주면 좋겠다. 일행들의 여행 경력 배틀에 안 끼고 싶다. 난 왜 돈 많은 사람들이 싫을까. 나도 이 비싼 여행상품을 왔으면서. 그 사람들이 취향을 드러낼 때, 쇼핑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비행기 좌석을 업그레이드하고 현지 가이드에게 팁을 줄 때.
여전히 나는 탈까봐 신경 쓰고 모자 써서 머리 납작해진 것이 기분 안 좋고 온갖 줄들이 목에서 얽혀서 힘들었다. 이번에는 그놈의 국내선 짐 무게와 공항에서의 검색 때문에 짜증 났다. 힌두교 민족보수주의와 그 수상에 대한 예찬도 거슬렸다.
공기가 안 좋았다. 성은 좋았는데 도비가트는 실망스럽고 석굴은 아잔타는 그냥 그랬고(한 석굴의 여자 같은 부처님 벽화는 인상적이었다.) 엘로라는 규모가 압도적이었다. 브라만 마을이니 하는 곳들의 골목길, 특히 저녁 퇴근 때의 오토릭샤 탄 건 인상적이었다.
라자스탄은 왕의 땅이란 뜻이란다. 인도에 왕들이 있었고 왕들이 만든 도시들이 있고 그 후손들이 그 도시에서 성이나 그런 걸로 돈 벌고 살고 있다는 걸 알았다. 아우랑가바드의 어머어마한 인공호수들. 힌두교가 인도인들에게 생활이라는 것을 더 이해하게 되었다. 곳곳의 힌두사원과 골목 안의 자그마한 사당들. 온갖 새떼들. 원숭이, 소, 개, 돼지, 염소, 낙타.
타지마할 이야기를 들으며 타지마할을 만든 건 그 왕비이고 그 왕비는 야심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무굴제국의 왕들과 수도들의 이야기가 얽혀있었다. 다음날이 공화국 기념일로 귀빈들이 오고 행사 예행연습을 하는 바람에, 래드포트에 못 가고 대신 간 간디 기념관에서 그런 생각을 했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얼마나 간절하냐의 문제다. 난 너무 간절한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