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왕오천축국전/혜초/지안'과 '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김연수'

선인장아니면무엇? 2023. 1. 25. 16:04

'혜초의 발자취를 따라서'인가 하는 여행상품을 가려고 하는데 흥미가 덜 생겨서. 더불어 김연수의 '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을 다시 읽으며. 이 소설이 실려있는 '나는 유령작가입니다'가 왜 여기 안 적혀있을까? 나는 이 소설집을 읽지 않았을까?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여튼 저번보다 이 소설이 잘 읽혔다. 그런데 이 소설은 혜초의 여행기에 대한 소설이 아니고 등반소설같기도 했다. 춥고 음침한, 고산 증세로 가득차 있는. 젊고 무모한, 삶의 극한에 도달한. 김연수 소설들이 본래 이런 느낌이 아니었던 듯 한데. 나도 80년대의 끝에 대학을 다닌 사람이지만. 그 시대 혹은 언제나 젊은 시절은 그런 시절일까? 혹은 그래서 글을, 소설을 쓰는 것일까. '나' 안의 '그'라는 구조도 특이했다. 소설가가 혹은 글쓰는 사람이 나인지, 그인지, 혜초인지 모르겠다. 혜초와 '그'를 겹쳐서 봐야할 것인가. 구도의 길로 죽음을 향해서 간다는 점에서. 왕오천축국전이 완전하게 전하지 않는다는 것, 빠진 글자가 많고 아예 뭉텅이 앞뒤가 없고, 또 이게 원본이 아니고 축약본이라는데. 그런 알 수 없음이 이 소설이 왕오천축국전과 연결되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