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애도예찬/왕은철

선인장아니면무엇? 2014. 7. 12. 23:53

  역시 부산에서 산 네 권 중 하나.

  하나의 주제로 쓰여진 일종의 문학평론이다. 다 외국작품이지만. 어차피 영문학을 전공한 사람이다. 현대문학에 연재했던 것을 모은 것인데, 각 호 마다 새로울수도 있는 독자를 생각해서인지 내용상 좀 반복이 많다.

  난 누구를 이렇게 애도하게 될까? 모든 것이 심드렁한데. 애도를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것으로 좁히면 사랑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야 하나.  

  프로이트와 데리다 사이. 사랑은 리비도의 움직임이고 그래서 애도는 리비도를 거두는 것. 그러나 데리다는 그를 잊지 않고 가슴 속 구멍에 간직하는 것. 계속 살아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 그를 끊임없이 불러내는 것.  그래서 애도를 잘 실패하나는 것이 진정한 애도라는 것이다.

  도덕과 윤리 사이. 윤리적 인간. 애도는 윤리적인 태도이다.

 구멍. 상처. 좀 동떨어기는 하지만 요즘 새로 보는 티비 로코를 보면서 이 책과 연결해서 떠오는 것이다.

 죽은자에 대한 태도라는 면에서 있어서는, 남진우를 새로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남진우는 애도는 아닌 것 같다. 죽은자가 타자이냐 아니냐의 문제인가? 송재학도 생각났다. 송재학 초기시에도 죽은자에 대한 태도가 많이 나왔다. 실비아 부분을 읽으면서는 김언희가 떠올랐다. 아버지와 남편, 그리고 개새끼? 요즘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 폭격을 했다. 많은 팔레스타인 사람이 죽었다. 이 속에서도 애도. 개인적인 애도와 국가적인 애도.

  막내동생이 나보고 이런 책 읽지 말라고 한다. 밝고 긍정적인 것을 읽으라고. 어두운 책은 어두운 기운을 만들어낸다고. 동생의 생각도 윤리적인 것은 아닌 것 같다. 근데 문제는 내가 애도할 자신이 없다는 것. 사랑이 없기 때문인가. 여튼 나는 윤리적인 능력이 없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애도, 세월호의 애도. 애도는 사람과 삶과 죽음에 대한 태도이며 그래서 아주 철학적인 주제인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