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었다/듀나

선인장아니면무엇? 2020. 9. 26. 08:03

뭔 말이지 모르겠다. 듀나의 소설은 몇 개 읽기는 했는데 늘 끝까지 읽기는 했고 듀나란 이름은 강하게 박히는데 그 뒤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 우주에 가상세계에 게임 캐릭터에. 처음 끌렸던 건 아르카디아라는 양로원의 죽음의 방식이이었는데. 해설에서 이야기한 '존재의 소멸과 죽음의 분리'. 아르카디아에 나는 있다라는 그림의 '나'는 누구지? 푸생의 그림 제목인데 본래 라틴어 경구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가 본단다. '나'는 인격화된 죽음이란다. 이 소설 속에는 어떤 사실로서 정말 '나는 있었다'이다. 아르카디아라는 공간에 주인공 나가 있었다는 것이다. '있다'에서 '있었다'로 바뀐 것이 중요하다. 이건 시간의 문제이기도 하니까. 물론 이 소설 속에 사실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시간이 왔다갔다 하고 게임 캐릭터에 가상의 존재 어쩌고 하니까. 기억들이 남아서 몸의 문제와는 상관없이 여전히 사는 존재들? 산다는 것이 뭔지 모르겠지만. 톨스토이적이라는 것은 인간적이란 뜻인가? 심각해지는, 고민하면서 사는 인간? 몸은 그냥 물질이고 의식 혹은 기억들도 나는 존재를 만드는 파편들. 신에 해당하는? 존재는 마더. 신도 그런 신이 아니고 약간 거대 권력같은? 듀나는 아직도 어떤 사람인지 밝혀지지 않았나? 나는 한 사람 같다. 그런데 늙지는 않는 듯. 개별자로서의 요소들은 휘발되어버린 듯도. 어쩜 ai인듯. 욕망은 있나? 있는 듯. 어쩌면 이 소설에서도 아르카디아의 '나'는 죽음인지도 모른다. 죽음은 우리 곁에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져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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