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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지 않는 문제들

선인장아니면무엇? 2012. 6. 4. 09:37

1. 잠자는 아이들

  아이들 잠을 깨우는 것이 맞을까? 수업을 그냥 나만 즐길 수 있을까? '그 샘은 애들 자도 안 깨워요' 하는 말 때문에 깨우는 것이다. 또는 P가 안 깨우는 교사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한 말 때문인 것이다. 하긴 안 깨우면 깨어있는 아이들만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수업이 재미가 있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교직 경력 20년이 넘어도 그것을 알 수 없다. 이러니 교직을 떠나야 하지 않을까.

 

2. 나에게 여행이란 무엇인가?

  아직 모른다. 알게 될 거라는 보장이 없다. 도피다. 생활의 연장일 뿐이다. 돌아올 것을 전제로 한다. 돌아와서 할 일들이 줄줄이 이어져 있는 상태에서 가는 여행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도피일 뿐이다. 돌아오고 난 뒤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진짜 여행이다. 돌아올 것을 전제로 하는 여행은 여행을 생활을 위해 봉사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과 통한다. 한 번 바람을 쐬면, 스트레스가 풀리면 더 생활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결국 생활을 더 견고하게 하기 위해서 여행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 여행이 생활과 나란히, 또는 우위에 놓일 수는 없는 것이다.

 

3. 피곤함

  아침에 잠이 일찍 깨기 때문이다. 그러면 초저녁에 자면 된다. 하지만 초저녁에 집에 가서는 일찍 안 잔다. 학교에서 피곤할 때는 집에 가서 일찍 자야지 생각하지만 막상 집에 가면 티비 기웃거리고 어영부영 시간 보낸다. 일찍 잠이 깨는 것은 온갖 걱정들 때문이다. 지금 이 시간이 어제 낮잠을 잔 시간인지도 모른다. 새벽에 깨는 이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만이라도 집에 가면 티비 켜지 말고 곧바로 자자. 규칙적인 생활이란 것이 참 힘들다. 그러니 아무때나 피곤할 때, 잘 수 있을 때 자자. 한편으론 보고 싶을 때, 뭔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때, 보고 하자는 말도 가능하다. 결심을 할 필요가 없고 순간순간에 충실한 것. 그것이 더 중요하다. 그런데 순간순간에 충실하지 못해서 지금 피곤한 것일까, 충실해서 피곤한 것일까?

 

4. 옷

  문제는 입고 싶은 옷이 없는 것이다. 내 옷장에 없다는 말이 아니라, 세상의 다양한 옷들에도 아무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옷이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내 의욕이 없는 것이 문제다. 그런데 출근은 해야하니 괴롭다. 매일 똑같은 옷을 입을 수도 없고, 대강이라도 교사라는 사회적 체면은 차려야하고.

  입고 싶은 옷을 살 것. 그 외는 다 낭비다. 더불어 소비도 그렇다. 사고 싶은 순간에 사고 싶은 것을 살 것. 사야할 것을 사는 것이 아니라.

 

5. 성격

  000샘이 전국국어교사모임 백두산 가는 데 가보는 것일 어떠냐고 제안을 했는데, 그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나는 좋은 국어교사가 되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난 여행이 필요하다. 물론 패키지여행과는 다른 맛이 날 것이다. 그리고 어떤 계기가 있어야 나는 결국 여행을 가게 된다. 사회를 보거나 토론진행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겁난다. 나는 그 모임에 속했던 사람이 아니다. ***샘을 만날까봐도 겁난다. 다른 사람의 기대를 맞추지 못할까봐 겁내는 것이다. 특히 000샘을 대신하는 역할이라면 그건 가볍지 않다. 난 사실 토론이나 사회에 익숙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