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황금시대

선인장아니면무엇? 2016. 8. 14. 17:32

 약간 다큐멘터리 같기도 하고 연극 같기도 하고. 샤오홍을 중심으로 하면서 그녀를 회고하는 주변 사람과 역사도 섬세하게 그려진다. 그 사람들이 인터뷰처럼 관객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다. 그 시대 안에서 혹은 밖에서. 실존인물에 대해 실존인물들이 들려주는 방식이라서 완벽하지 않고 또 필연적이지도 않다. 그런 면이 섬세하다는 것이다.

천재 여류 작가. 문제에 부닥치면 이성보다 감성이 앞섰던. 감성이 뛰어난. 그런 면에서, 많이 다른 까미오끌로델이 떠올랐다. 혼란스럽고 갈등했지만 한 사람을 사랑한. 그런데 상대인 샤오쥔도 어쩌면 마찬가지라는 것. 샤오홍은 두 번 임신하고 두 번 다 그 남자와 헤어지고 다른 사람을 만나고 나서 아이를 낳는다. 한 아이는 남에게 주고 다른 한 아이는 죽는다고 나온다. 약간 미심쩍게 그려지고 있지만. 여자로서 어떻게 바라봐야할지 모르겠다. 일반적인 도덕 관념보다 감성이 더 강했다고 해야하나? 아이에 대해서 겁을 내는지 감당할 수 없는지.

 시대적인 상황으로 볼 때도 이 천재 여류 작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하는 것은 이견이 있을 것 같다. 현재 중국의 분위기가 이 작가를 평가하는 것과도 다를 것이고. 감정이 강했던, 개인적이었고 회고적이었던 하지만 그것이 꼭 반사회적인 것은 아니고 어쩌면 근본적인 것이기도 하니까. 여튼 그래도 사회주의 이념이나 반일적인 이념과는 좀 거리가 있었을 듯 싶다. 루신은 이 여류 작가에 대해서 우호적이었던 것으로 그려지는데. 물론 문학을 마구 이렇게 분류해서 보는 것은 오류를 낳겠지만. 분류를 하게 된다. 샤오쥔이나 딩링 등의 문학과 사회에 대한 태도와는 다르다. 샤오쥔은 좀 복잡하지만. 재능과 열등감 등의 면에서.

 풍소봉 때문에 봤지만 역시 탕웨이가 남았다. 풍소봉은 제 역할만큼을 잘 한 것 같다.

 루신의 모습이 알고 있는 것과 좀 달랐다. 의외로 '괴로웠던 사나이'였다. 하긴 김광균의 시 속에서는 그렇게 그려진 듯도 하다.


참고로,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 주로 문인, 지식인들은 하나같이 담배를 엄청 피운다. 그런 시대를 혹은 사회를 보면서, 지금 우리가 담배 피우는 사람을 죄인 취급하는 것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