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나는 유령작가입니다/김연수
선인장아니면무엇?
2013. 1. 31. 19:18
스페인 여행 중에 읽은 책이다. 옛날에 읽은 책인데 다시 읽는다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기억이 안 났다. 김연수 소설이 좋다기 보다 이 작가 가볍지 않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돈황 우루무치 여행에서 '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이 생각나서 돌아와서 다시 읽었다. 근데 배경이 파키스탄이었다. 왕오천축국전에 대한 소설이었다. 혜초가 길을 가듯이(설산을 넘지 않았지만) 낭가파르바트에서 실종되는 이야기다. '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은 왕오천축국전에 나와는 한 구절이다. 설산을 넘으면 뭐가 있는가. 이 소설에서 사랑과 이해는 같은 말이다. 사랑한다고 생각하기에 이해하려고 하는데 이해는 사실 불가능한 것. 이해하기 위해 소설을 쓴다고 했다. 나는 천산천지에서 왜 그리 설산이 보고 싶었을가?
'뿌넝숴'도 같이 읽었다. 중국의 늙은 군인이 나오는 소설이었던 것으로 기억해서. 말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것도 소설에 관한 소설. 중국인들의 시. 시와 대비되는 죽음. 떨어지는 꽃잎같은 시.
뒤의 김병익의 해설도 다시 읽었다. 내가 연필로 밑줄친 흔적들이 보였다. 정말 해설다웠다. 특징과 핵심을 확실하게 짚어서 풀어내는 것. 그것이 해설이다. 나는 이렇게 보지도 못 하고 못 쓴다.